하동 최초 시인은 ‘김병호’..20일 역사적 규명 초청 강연 열린다

부산외대 박경수 명예교수, 박경리문학관에서 ‘김병호의 시와 시세계 재인식’ 특강

최진수 기자

webmaster@moohannews.com | 2026-06-15 10:05:09

▲ ‘김병호’..20일 역사적 규명 초청 강연
[무한뉴스=최진수 기자] ‘하동 최초의 근대 문학가’에 대한 역사를 바로잡는 학술 강연이 오는 20일 박경리문학관 세미나실에서 개최된다.

박경리문학관은 이날 부산외국어대학교 박경수 명예교수를 초청하여 ‘하동 출신 시인 김병호의 시와 시 세계 재인식’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강연은 오랜 기간 한국문학사에서 잊혀진 시인 김병호(金炳昊, 1904~1959)가 하동 최초의 근대 시인임을 공표하고, 그의 치열했던 삶과 저항 문학을 군민들에게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박경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김병호 시인은 1904년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목도리에서 태어났다.

그동안 『한국근대문인대사전』 등의 문헌에서는 동명이인 시인과의 이력 혼선 및 성장기를 진주에서 보낸 배경 때문에 ‘진주 출신’으로 잘못 기록되는 등 문학사적 수난을 겪어왔다.

그러나 박 교수가 호적등본과 유족 증언, 당시 문간체 자료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김병호는 1925년 『조선문단』 제7호에 시 '안진방이꽃'이 당선되어 등단한 명백한 ‘하동 출신’ 시인임이 최종 입증됐다.

이는 기존에 하동 최초의 문학가로 공인되던 남대우 시인의 등단 시기(193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당선)보다 무려 9년이나 앞선 기록으로, 하동 근대문학의 시발점을 1920년대 초반으로 끌어올리는 기념비적 성과다.

김병호 시인은 일제강점기 한가운데서 뚜렷한 민족 정체성을 드러낸 선구자였다. 1925년 일본 동경에서 발행된 시 전문지 『일본시인』에 '오늘은 조선의 추석날이다'를, 1929년에는 일본 나프(NAPF) 기관지 『전기』에 일어 시 '나는 조선인이다'를 발표하며 일본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카프(KAPF) 계열과 연대하여 사회비판적인 경향시를 집중적으로 발표했으며, 프롤레타리아 동요집 『불별』(1931)에 참여하는 등 소년문예운동에도 깊은 발자취를 남겼다.

그로 인해 일제로부터 극심한 감시와 탄압을 받았고, 일제 말기에는 절필로 무언의 저항을 이어갔다.

오는 20일 열리는 특강에서 박경수 교수는 김병호 시인의 파란만장했던 생애를 비롯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작품 세계와 일제강점기 저항 정신을 깊이 있게 다룰 예정이다.

특히 기존 남대우 시인의 문학적 가치를 존중하면서도, 그보다 앞서 한국 근대문학사의 지평을 열었던 선배 문학가로서의 김병호를 어떻게 지역 문화 자산으로 계승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박경수 명예교수는 “한국 문학사에서 완전히 잊혀질 뻔한 불우한 저항시인 김병호의 고향이 하동임을 명확히 밝히고, 고향 군민들 앞에서 그의 시 세계를 재인식하는 강연을 갖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다”라며, “시집 한 권 남기지 못한 채 굴곡진 생을 마감한 그의 문학적 업적이 고향 하동에서부터 올바르게 기억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박경리문학관 하아무 관장은 “이번 특강은 ‘문향(文鄕) 하동’의 역사적 뿌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지역 문학사를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강연을 시작으로 김병호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사료 보완과 학술·선양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하동문학 100년사를 정립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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