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현 안양시의원
[무한뉴스=양현명 기자] 지난 9월 1일부터 6일까지 안양시의회는 중국의 친선결연도시인 산동성 웨이팡시(潍坊)와 허난성 안양시(安阳)에 다녀왔다. 이번 방문은 두 도시의 공식초청으로 이루어졌으며 김주석 부의장, 이동훈 총무경제위원장, 윤경숙 더불어민주당 대표의원 등이 대표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대표단에는 안양시의회 대표적 ‘중국통’으로 알려진 김도현 의원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2022년 12월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공공외교 조례’를 마련해 안양시 공공외교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지난 4월에는 ‘의원 외교활동 지원 조례’를 개정해 친선의원연맹 구성 근거를 만드는 등 의원외교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방문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김도현 의원에게 물었다.
Q. 얼마 전 중국 친선결연도시에 다녀왔다. 어떤 도시인가.
A. 9월 1일부터 5박6일간 중국 산동성 웨이팡시, 허난성 안양시에 다녀왔다.
웨이팡 인구는 약932만명으로 산동성 16개 지급시(地级市) 중에서 린이(临沂, 약1094만명), 칭다오(青岛, 약1044만명), 지난(济南, 약952만명)에 이어 네 번째로 큰 도시다. 산동성 중부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자, 성내 2위에 해당하는 공업도시이며, 예로부터 농업이 발달해 2021년 시진핑 주석이 농업혁신 모범사례로 ‘웨이팡 모델(潍坊模式)’을 언급하기도 했다. 올해로 42회를 맞은 세계 최대 규모 ‘웨이팡국제연축제’가 유명하며, 수공예 역사가 깊다.
안양 인구는 약539만명으로 허난성 17개 지급시 중에서 아홉 번째 규모의 도시다. 중국 문명의 젖줄인 황하 남쪽에 위치한 허난성은 중국 중원을 상징하는 지역이다. 삼국지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정저우(郑州), 뤄양(洛阳), 카이펑(开封), 쉬창(许昌) 등의 역사적 도시가 가득한 지역이기도 하다. 특히 안양시는 중국 8대 고도 중 하나로 한자의 기원인 갑골문의 발상지이자, 고대 상(商)나라 수도 은허(殷墟), 조조의 무덤이 발견된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Q. 양국의 정치체계가 다르다. 지방의회는 누구를 만나나.
A. 중국 정치와 행정은 중국공산당에서 출발한다. 웨이팡의 최상위기구는 ‘중국공산당 웨이팡시위원회’다. 시위원회의 수장은 류윈(刘运) 서기이며, 부서기, 상무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웨이팡의 경우 류젠쥔(刘建军) 부서기가 인민정부 시장, 양셩옌(杨升岩), 뤼샨샨(吕珊珊) 상무위원이 부시장을 맡고 있다. 당의 핵심간부가 정부를 이끄는 형태다.
마찬가지로 안양의 최상위기구도 ‘중국공산당 안양시위원회’다. 안양시위원회 서기는 위엔지아젠(袁家健)이며, 가오용(高永) 부서기가 인민정부 시장, 쉐총린(薛崇林), 리밍동(李明东) 상무위원이 부시장을 맡고 있다.
중국 헌법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를 최고국가권력기관으로 두고 있다. 우리나라 국회와 비슷하게 입법권을 행사하고 예산을 심사하며, 국가주석, 국무원 총리, 최고인민법원장 등을 선출하고 감시와 견제의 기능을 한다. 전인대는 상설기구인 상무위원회를 둔다.
지방의회 공공외교에 있어 카운트파트가 바로 지방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다. 상무위원회 수장은 주임이며, 부주임, 비서장 등으로 구성된다. 웨이팡에서는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마오쉬펑(毛秀凤) 부주임, 안양에서는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쉬지아핑(徐家平) 주임과 궈용저우(郭用周) 비서장과 환담했다.
Q. 초청방문이 처음이 아니라고 들었다.
A. 2023년 10월에도 웨이팡시에 초청방문했다. 당시 제9회 한중일산업박람회, 2023 한중일지방정부협력컨퍼런스 등에 참석해 류윈 서기, 류젠쥔 시장 등과 환담했다. 지방의회의 카운트파트는 지방인민대표대회가 일반적이지만, 가능한 범위에서 당서기, 시장, 정부관계자 등과 두루 접점을 만든다.
중국은 당을 중심으로 정치와 행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한국 지방의원이 소속정당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관심을 두는 경우도 많다.
인민정부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부서는 외사판공실이다. 한국 지방정부의 국제교류 전담부서와 비슷하지만, 대외협력, 외국인관리, 기업지원 등을 폭넓게 담당하고 있다. 외사판공실 주임은 부서장으로서, 한국으로 치면 국장급 책임자다. 이번 방문에서도 양 도시의 외사판공실 주임, 관계자 등을 만났다.
Q. 이번 방문의 의미는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누었나.
A. 올해는 1995년 친선결연(자매결연)을 맺은 웨이팡시와 결연 30주년을 맞이하는 의미 있는 해다. 2013년 우호교류협약을 맺은 안양시(安阳)는 가까운 시일 내에 친선결연도시로 협력관계 격상을 준비하고 있는데, 친선결연의 경우 의회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방문이 사전검토의 성격을 갖는다.
웨이팡시와 안양시가 직선거리로만 500km 떨어진 도시인데, 고속철로도 5시간이 걸린다. 짧은 일정이지만 두 도시를 모두 방문한 이유는 두 도시의 특성을 비교해 살피면서, 차별화된 교류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함이었다.
웨이팡시에서는 산업박람회를 통한 청년기업인 교류, 국제연축제 기간 문화예술분야 교류 확대에 의견을 모았다. 특히 웨이팡대학에서는 양국 대학생 교류 활성화와 한국어과 학생들의 한국기업 인턴십 연계를 요청하기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교류가 멈춰있던 안양시(安阳)에서는 청소년 홈스테이, 청년기업인 교류, 학술교류 등을 우선 재개하자고 했다.
그밖에도 도시농업 지원, 도시계획전시 및 박물관 운영, 도시브랜드 활용, 수변시설 조성 등 다양한 분야의 벤치마킹을 진행했다.
Q. 공공외교에 관심을 두는 이유가 있나. 목표가 있다면.
A. 국가만이 외교의 주체였던 전통적 외교에서 벗어나,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부문까지도 외교의 주체로서 인식하고 정책을 입안하는 것이 전 세계적 추세다. 우리나라도 2016년에 ‘공공외교법’을 제정하면서 정무외교, 경제외교와 더불어 공공외교를 외교의 3대 축으로 지정했다.
현행 공공외교법은 광역자치단체에만 공공외교 추진실적 제출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지방분권이 가속화될수록 국제무대에서 기초단위 지방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안양시가 기초자치단체 최초 공공외교 조례를 선제적으로 제정한 이유다. 이에 따라 안양시는 공공외교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지난 4월에는 의원외교 활성화를 위한 근거규정도 마련했다.
지방정부가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공공외교를 추진하면 도시의 비전과 특성을 반영한 다방면의 협력이 가속화된다. 안양시는 서울 남부 수도권 중심도시이자, 국제기구에서 인정받은 스마트도시로서 국제무대에서의 잠재력이 크다. 특히 혁신생태계 구축, 산업기술 협력, 해외시장 개척, 문화 콘텐츠 협력에 강점이 있다. 적극적 의원외교를 통해 안양형 공공외교를 지원하고, 한중일 도시 협력 강화로 지방의회 공공외교 모범사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Q. 중국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개인적으로 15년 가까이 중국 50여개 도시를 오가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2015년부터 2년간 외교부 공공외교 1호 협력 사업인 ‘미래숲 한중 녹색봉사단’ 사업, 공공외교 전담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 ‘한국청년대표단’ 중국 파견사업 등에 총괄책임자로 참여했으며, 제3차 한중 공공외교포럼에서 ‘한중 청년 환경협력 및 공공외교’를 주제로 특별 세션에 서기도 했다.
중국은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등에 있어 여전히 가장 중요한 이웃국가다. 지역별, 도시별 특색이 강하고, 내륙의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중국의 정치적 특수성 때문에 국가시스템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기초단위 지방정부에서는 상호 방문 이상의 깊이 있는 교류가 쉽지 않다는 어려움도 존재한다.
우리 안양시(安養)가 산동성 중부의 웨이팡시, 중원의 안양시(安阳)를 거점으로 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중국 내륙에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다면, 안양의 기업과 청년세대에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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