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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 |
[무한뉴스=양현명 기자] 지난 9월 밤 10시 20분,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장천공 소견을 보인 고령 환자를 이송하라는 소방헬기 출동 지령이 떨어졌다. 헬기는 1시간 16분 만에 백령도에 닿았다. 헬기는 서울 잠실 헬기장에서 환자를 인계했고, 환자는 이튿날 0시 53분 경기 구리의 한 대학병원에 도착했다. 출동 지령부터 병원 도착까지 2시간 33분이 걸렸다.
인천 섬에서 응급환자가 생겨 해경 배로 육지까지 옮기는 데는 전국 평균의 2.4배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령도 환자는 배로 최장 9시간 9분이 걸려, 울릉도 사례를 제외하면 전국 해경 섬 이송 가운데 가장 긴 사례였다. 해가 지면 닥터헬기 운항이 제한돼 야간 이송은 해경 함정과 소방헬기가 떠맡고 있다.
■ 인천 해경 섬 이송 중앙값 150분 ‘이송 10건 이상 해경서 중 최장’… 백령도 배편 이송 최장 9시간 9분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해양경찰청의 올해 1~9월 ‘도서지역 응급환자 이송’ 원자료 808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인천해양경찰서 관할 44건의 신고 접수부터 환자 인계까지 걸린 시간(중앙값)은 150분이었다. 전국 중앙값(62분)의 2.4배로, 이송 10건 이상 해경서 가운데 가장 길었다. 이송에 2시간 이상 걸린 경우도 44건 중 28건(63.6%)으로 전국(14.9%)의 4배를 훌쩍 넘겼다. 신고 접수부터 구조세력이 현장에 닿기까지 걸린 시간도 인천은 40.5분으로 전국(20분)의 두 배였다.
백령도의 장거리 이송 부담은 특히 가혹했다. 올해 백령병원에서 육지 병원으로 옮겨야 했던 환자를 해경 함정으로 이송한 사례는 3건이었다. 2월에는 오전 11시 51분 신고된 환자가 밤 9시에야 육지에서 인계돼 9시간 9분(549분)이 걸렸다. 풍랑으로 바다가 거칠었던 3월에는 6시간 56분(416분)이 걸렸다. 4월에는 저녁 7시 5분 신고된 환자가 이튿날 새벽 3시 11분에야 인계돼 8시간 6분(486분)이 걸렸다. 동해 울릉도 사례(10시간 21분)를 제외하면 이 3건은 전국 해경 섬 이송 가운데 나란히 1~3위에 해당한다. 연평도에서도 함정 이송에 5시간 40분(3월)·5시간 33분(7월)이 걸린 사례가 확인됐다. 인천 해경 관할 이송 44건 중 헬기를 이용한 경우는 5건(11.4%)에 불과했다.
■ 소방헬기 띄워도 백령도는 ‘2시간 반’… 인천 섬 이송 10건 중 6건은 ‘야간 사투’
헬기를 띄워도 백령도에서는 골든타임을 지키기 버거웠다. 소방청 원자료를 보면 올해 백령도에서 소방헬기로 이송한 7건은 출동 지령부터 병원 도착까지 148~168분(2시간 반 안팎)이 걸렸고, 이 중 4건이 야간이었다. 3월 밤 9시 27분 출동 지령을 받은 급성담낭염 고령 여성은 2시간 48분 만에 인천의 대학병원에 도착했다. 4월 밤 11시 17분 뇌출혈과 편마비가 의심된 남성은 이튿날 새벽 1시 55분(2시간 38분 소요)에야 병원에 닿았다. 6월 밤 대동맥박리 소견을 보인 고령 여성도 밤 9시 27분 출동 지령 뒤 자정을 넘긴 0시 9분, 2시간 42분 만에 병원에 도착했다.
다른 섬에서도 야간·중증 환자의 아슬아슬한 헬기 이송이 이어졌다. 4월 자정 무렵 연평도에서 심근경색이 의심된 50대 남성이 소방헬기로 인천의 대학병원에 옮겨졌다. 5월 승봉도에서 등산 중 심정지가 온 60대 남성과 6월 덕적도에서 5m 아래로 추락한 60대 여성은 헬기가 착륙하기 어려운 현장이어서, 소방헬기가 줄을 내려 끌어올리는 호이스트(Hoist) 구조로 병원에 옮겨졌다.
특히 인천 섬 응급이송은 ‘야간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인천 해경 이송 44건 중 26건(59.1%)이 야간(오후 6시~오전 6시)으로 전국(43.3%)보다 15.8%p 높았다. 소방청 자료에서도 올해 1~9월 전국 섬 응급환자 소방헬기 출동 128건 중 인천이 31건(24.2%)을 차지했는데, 이 가운데 18건(58.1%)이 야간으로 전국 평균(38.3%)을 크게 웃돌았다. 인천 소방헬기 출동 31건 중 4건은 현장에 닿지 못하고 돌아온 ‘출동 중 귀소’였다.
■ 일몰 뒤 멈추는 닥터헬기 출동 70% 급감… 126억 들인 새 병원선도 제 역할 못 해
야간 이송이 해경과 소방에 쏠리는 배경에는 닥터헬기가 보건복지부 지침 등에 따라 일출부터 일몰까지만 운항하도록 제한된 점이 있다. 인천시 자료에 따르면 길병원 닥터헬기 출동은 2022년 115건에서 2025년 34건으로 3년 새 70.4% 급감했다. 올해도 6월 말까지 요청 78건 중 37건(47%)이 기각·중단됐으며, 사유는 기상 악화(18건)와 일몰 임박 등 시공간적 요인(7건)이 3분의 2(67.6%)를 차지했다. 옹진군 자료상 지난해 섬 응급이송 409건 중 319건(78.0%)이 배였고, 닥터헬기는 19건(4.6%)에 그쳤다.
일차 의료를 뒷받침해야 할 병원선도 공백이 심각하다. 2022년부터 2025년 모두 목표 진료일수(연 130일)를 채우지 못해 4년 연속 미달(이행률 57.7~72.3%)을 기록한 데 이어, 약 126억 원을 들여 새로 건조한 270톤급 병원선이 본격 가동된 올해도 8월 말 기준 69일(이행률 53.1%)에 그쳐 5년 연속 목표 미달이 우려된다. 특히 서해 최북단 백령·대청·소청도는 지난해에만 한시적으로 병원선 진료 실적이 있고, 올해는 8월 말까지 한 건도 없었다. 기상 악화 등으로 결항했을 때 도서민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한 대체 진료·보충 운항 실시 내역은 ‘해당사항 없음’으로 제출됐다. 더욱이 승선 정원 16명 중 기관사와 방사선사 2명이 결원 상태이며, 2024년을 끝으로 국비 지원마저 끊겨 올해 운영비 7억 5천만 원은 전액 시비로 충당하고 있다.
허종식 의원은 “같은 인천 시민인데 백령도에서는 배로 최장 9시간 넘게 걸리고, 해가 지면 닥터헬기조차 부를 수 없다”며 “한밤중 대동맥박리나 장천공 같은 초응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2시간 반 안팎이 걸리는 것이 서해5도와 인천 섬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성 확보를 전제로 야간 및 기상 악화 시에도 뜰 수 있는 중형급 이상 헬기 도입과 야간 운항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해경·소방·닥터헬기·군 헬기가 제각각 움직이는 섬 응급이송 체계를 하나의 통합 컨트롤타워로 묶어야 한다”며 “아울러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지역보건법' 개정 등을 조속히 통과시켜 병원선 운영의 법적 근거와 국비 지원을 복원하고, 결항 시 보충 운항과 상급병원 전원 연계까지 책임지도록 제도를 전면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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