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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형극제 온세대합창단 공연 |
[무한뉴스=정민정 기자] 시민이 만든 인형이 도심을 행진하고, 지역업소가 준비한 음식이 방문객을 맞았다. 호숫가에는 시민이 가꾼 정원과 책 읽는 자리가 들어섰고, 해가 지면 재즈가 흘렀다. 춘천의 음식과 호수, 문화에 시민들의 손길이 더해지며 올가을 도시 곳곳이 축제의 무대가 됐다.
9월과 10월 춘천에서 이어진 축제에는 지역 음식점과 양조장, 농가와 서점, 예술인과 대학생 등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했다. 가게와 작업실, 학교와 마을에서 쌓아온 경험과 솜씨를 보태며 춘천을 찾은 손님들을 맞았다.
막국수와 닭갈비, 지역에서 빚은 술, 호수와 정원, 김유정의 문학과 인형극이 축제의 중심에 놓였다. 시민들은 이를 직접 만들고 나누는 주체로 참여하며 춘천다운 가을을 완성했다.
■지역업소가 차린 한 상…춘천 사람들이 주인 된 미식축제
지역업소들은 축제의 맛을 책임졌다. 방문객은 음식을 맛보며 지역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제품을 만들어온 사람들을 만났다.
10월 14~18일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에서는 지역 대표 업소 19곳이 직접 음식을 준비했다. 지역업소 중심의 운영을 이어가며 닭갈비는 9,900원, 막국수는 6,900원에 판매했다. 로컬푸드존과 농부의 장터에서도 지역 먹거리와 농특산물을 선보였다.
춘천 술 페스타에 참여한 양조장 16곳은 재료와 제조 방식, 술에 담긴 이야기를 전했다. 지역 식음료 업체들은 술과 어울리는 음식을 준비했다. 공지천호수축제에서는 커피·디저트 업체 28곳이 산책로를 따라 손님을 맞았다.
축제는 지역업소가 새로운 소비자와 만나는 자리이기도 했다. 방문객은 여러 가게의 맛을 비교하고, 업소는 음식과 제품을 직접 소개하며 손님과 접점을 넓혔다.
막국수닭갈비축제에는 닷새간 51만 명이 방문했으며 시는 방문객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경제효과를 약 210억 원으로 추산했다. 술 페스타에서는 이틀간 약 1억 1,0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직접 만든 인형과 정원…시민의 솜씨가 축제의 내용으로
시민들은 준비 과정부터 참여해 축제의 무대와 공간을 함께 만들었다. 지난 9월 열린 춘천인형극제와 온세대합창페스티벌의 합동 개막행사에서 합창단원들은 한 달간의 워크숍으로 만든 인형을 들고 도심을 걸었다. 인형극인들은 합창 무대를 함께 준비했다. 서로 다른 예술을 익혀온 사람들이 만나 약 1,000명의 행진과 500명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였다.
10월 9일에 개최한 공지천호수축제에서는 시민과 학생 10개 팀이 시민정원 10곳을 조성했다. 참여자들은 방문객에게 정원에 담긴 이야기를 설명했다. 평소 산책하던 공간에 시민이 직접 볼거리를 더하고 다른 시민들과 나누는 경험이었다.
대한민국 독서대전의 ‘100人 책방’은 문학열차 참가자들이 가져온 책으로 채워졌다. 각자가 아끼고 권하고 싶은 책이 모여 서로의 취향을 나누는 책방이 됐다. 지역 작가와 출판사, 서점도 함께해 김유정의 문학이 태어난 공간에서 오늘의 춘천 책문화를 소개했다.
시민들이 배우고 만든 결과물이 축제의 주요 콘텐츠가 되면서 지역의 다양한 솜씨와 이야기도 방문객에게 전해졌다.
■손님을 맞고 현장을 살피고…축제를 완성한 사람들
음식과 공연, 체험이 이어지는 동안 현장 곳곳에서는 축제를 뒷받침하는 손길이 움직였다.
참여업소와 운영인력은 방문객을 맞았고, 안전·교통·환경정비 인력은 편안하게 이동하고 머물 수 있도록 현장을 살폈다. 막국수닭갈비축제에서는 취식·휴식 공간을 넓히고 다회용기 사용을 이어갔다. 음식을 먹고 쉬어가는 순간에도 여러 사람의 준비와 관리가 더해졌다. 한림대 홍보단(서포터즈) 20명은 주말 운영 지원과 모니터링에 참여했다. 지역 대학생들이 축제를 돕고 방문객의 시선으로 개선할 부분을 살폈다. 춘천에서 공부하는 8개국 유학생 관광크루 20명도 축제를 체험하고 각자의 언어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소개하며 외국인 이용 환경을 점검했다.
지역의 자연과 생활문화도 참여의 폭을 넓혔다. 서면 호수별빛 페스타에서는 농가와 지역 브랜드가 농부시장·호수마켓을 꾸렸고, 반려동물 페스티벌에서는 반려견과 의암호를 걷고 체험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축제의 풍경을 만들었다.
■시민이 만든 축제, 세계와 만나고 일상으로 이어지다
지역에서 쌓아온 음식과 문화는 해외 참가자들과 만나 새로운 시도로 이어졌다.
막국수닭갈비축제에서는 이탈리아 파르마의 미켈레 부이아 셰프와 통나무집닭갈비 김성철 대표셰프가 ‘닭갈비 또르뗄리’를 함께 만들었다. 지역 음식점과 해외 셰프가 재료와 조리법을 나누며 두 도시의 맛을 한 접시에 담았다.
해외도시 셰프들의 시식회와 가족 쿠킹클래스, 케냐 공연단의 무대와 에티오피아 전통 커피 세리머니도 시민들이 세계의 문화를 가까이에서 만나는 기회가 됐다.
축제의 경험을 일상으로 연결하는 시도도 이어졌다. ‘춘천 계모임 열차’ 참가자 232명은 음식점과 양조장, 농촌체험마을 등을 찾아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식재료가 자라는 곳을 만났다. 음식점 할인권과 명동·브라운가상점가 행사, 독서대전의 지역서점 할인쿠폰은 행사장 밖 지역 가게로 발걸음을 이었다.
춘천시는 시민과 참여업체의 의견을 바탕으로 운영을 보완하고 지역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콘텐츠를 넓혀갈 계획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올가을 축제는 지역업소와 예술인, 시민과 학생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힘을 보태 함께 만든 결과”라며 “시민이 주인공이 되고 춘천의 음식과 호수, 문화가 중심이 되는 축제를 키워 춘천다움과 시민참여, 세계성을 갖춘 K-미식·관광도시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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